[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MBC ‘부잣집 아들’(연출 최창욱, 심소연·극본 김정수)이 일요일 오후 가족들이 둘러앉아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주말극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부잣집 외동아들로 남 부러울 것 없이 살다가 한 순간 아버지를 잃고 거액의 빚까지 떠안게 된 철부지 이광재(김지훈), 부잣집 며느리가 아니라 부자가 되고 싶은 당찬 인물 김영하(김주현)를 둘러싼 이야기와 양가 가족들의 이야기가 극의 큰 틀을 이룬다. 이런 가운데, ‘부잣집 아들’의 스토리를 풍성하게 채우며 사람 냄새 나는 가족극을 만들고 있는 세 캐릭터를 꼽아봤다.
#이창엽
‘부잣집 아들’에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창엽이 연기하는 최용. 최용은 잘생긴 인물만큼이나 반듯한 성품의 소유자다. 건실하고 우직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는 두터운 신임을 받는다. 그러나 자신의 열악한 가정형편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 김경하(홍수현)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 해도 잡지 못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창엽은 지난해 방영한 MBC ‘별별며느리’를 통해 드라마에 데뷔했다. 이제 막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신인인 셈이다. 그러나 이창엽은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 녹아들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사실 이창엽은 독립 영화와 공연 무대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진 ‘준비된 신인’이다. 영화 ‘다정하게 바삭바삭’, ‘아무도 겨레에 대해 너무 많이 알 수는 없다’, ‘제 팬티를 드릴게요’, ‘그 자리’ 등의 작품에 출연했고 공연계에서는 뱀파이어 백작과 프로페서V의 매혹적인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청춘의 아픈 단면을 그린 연극 ‘나쁜자석’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이렇게 쌓인 경험은 긴 호흡의 작품 ‘부잣집 아들’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다. 이창엽은 극 중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격지심, 연인을 향한 순애보, 사랑이 아닌 조건을 선택한 연인을 바라보는 안타까움 등 최용이 가진 복잡한 감정을 오롯이 표현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배우로서 차근차근 성장해가는 이창엽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